영화의 시작은 핑크색 캐리어를 가지고 전철을 탄 채 어디론가 가고있는 꼬마 남자아이와 얼굴이 확인되지 않는 여자가 아무말도 없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자아이의 모습은 누더기 차림의 찢어진 옷을 입고 있고, 씻지 못해 더러워진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 장면에서 전철안의 사람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왜 저렇게 행색이 궁한지, 캐리어에 죽은 여동생이 들어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영화에서 결말을 내는 이 사건을 이미 초반에 모든 것을 보여주고 설명하면서 주인공의 얼굴보다는 구멍난 티셔츠, 때가 꼬질꼬질한 손으로 캐리어를 어루만지는 모습 등 영화 초반부에는 인물 중심이 아닌 아이의 환경을 느낄 수 있게 하면서 이 장면 자체를 강조하고 있다.
Ⅱ-Ⅱ. 비정상적인 가정생활
지하철에서의 장면 직후 주인공 아키라는 엄마와 함께 새집으로 이사가기 때문에 누더기 모습은 잊은 채 영화를 보게 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도달하면 엄마가 떠난 몇 달간 옷이 찢어지고 씻지 못해 더러워지고 그러다 하찮은 이유로 죽어버린 여동생을 우연히 알게 된 누나와 공항에 묻어주러 가는 장면이라는걸 알게된다. 정말 아무도 몰랐던 그들 가정의 모습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도쿄의 한 작은 아파트에 엄마와 서로 다른 아버지에게 난 4명의 아이들이 이사를 온다. 다섯 식구면서도 집주인에게 엄마는 12살이라는 나이보다 조숙해보이는 큰 아들 아키라와 둘만 사는 것이라고 둘러댄다. 아키라 이외의 동생들은 출생신고도 안됐지만 아이들은 철없는 엄마와 행복하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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