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암 일기자료

■ 부부이야기
미암 선생이 쓴 부인에 대한 기록을 통해 16세기 조선의 부부생활을 살펴보자.
거의 날마다 부인의 꿈 이야기가 있고 편지를 주고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부부간의 대화가 많았음을 짐작케 한다.
선생의 부인 덕봉은 열 여섯에 스물네 살의 미암과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다. 당시의 풍속에 따라 덕봉은 결혼한 뒤에도 미암 선생과 자신의 부모를 모시며 친정에서 살았다.
그러나 미암이 귀양을 떠나자 시어머니를 모셔다가 극진히 봉양했다. 또한 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혼자서 예를 갖춰 장례를 치르고 삼년상까지 마친 후 미암이 유배 중이던 함경도 종성으로 갔다.
부부간 금실이 좋았는데 한번은 미암 선생이 승문원에서 숙직을 하면서 며칠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쌀쌀해진 날씨로 건강을 걱정한 부인이 이불과 옷을 보내자 감동한 선생이 임금이 하사한 술과 시를 지어 보내 그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렇듯 서로 아꼈음에도 불구하고 미암 선생에게는 본가인 해남에 방굿덕이란 첩이 있었고 자주 기녀들과 사랑에 빠졌다.
16세기 양반은 부인 외에 따로 첩을 두는 것이 사회적 풍속이었다. 잦은 거주지 이동과 의복을 짓는 등 집…(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