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 설계에 대한 과제를 받게 되었을 때, 나는 문득 내가 듣는 수업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지진과 생활이라는 교과목의 제목과 당연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제가 주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진과 생활.......”
만약 지진에 관한 것만 배우고, 지진이 우리의 일상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면 과목의 이름은 ‘지진의 원리’ 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진 옆에는 ‘생활’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그것은 지진과 우리의 생활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번 내진설계에 대한 과제는 수업의 주제에 적당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진이라는 것을 너무 아득하고 먼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내게 좀 더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을 가지고 과제에 임하게 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내진 설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우선적으로 과연 내진설계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내진설계란 과연 무엇인가? 내진설계는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지면에 놓인 모든 구조물들이 지면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급정거하는 버스안의 승객이 앞쪽으로 쓰러지게 되는 현상과 마찬가지의 원리로 지반이 흔들리게 되면 관성을 가진 구조물이 흔들리게 되며 구조물을 구성하고 있는 기둥, 보, 전단, 벽 또는 가새가 축력, 전단력, 휨 모멘트 등의 형태로 지진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한 마디로 말해 내진설계란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진에 대하여 구조물이 안전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무리 큰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구조물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설계 (earthquake proof design)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경제적인 부담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내진설계(earthquake resistant design)는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어쩌면 그 절대적인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은 내진설계의 철학에 대해서 알아보겠다.…(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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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을 최소화 하는 효과를 가지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므로 큰 지진이 발생하여 구조물이 상당한 피해를 입더라도 붕괴하지는 않았을 경우에는 내진설계가 제대로 되었다고 간주하게 된다고 한다. 지난 번 고베에서 지진이 발생하였을 때에 우리는 수 많은 건물이 붕괴되거나 파손된 경우를 보았는데, 이 지진은 내진설계에서 고려한 수준 이상의 위력을 가진 지진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구조물이 파손되어 재사용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라도 내진설계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에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붕괴되어 인명의 피해를 유발한 건물은 내진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느 내진설계의 철학적 원리를 생각했을 때 인명을 보호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원리에 너무 치우치게 될 경우 지나치게 큰 경제적 비효율성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Blue Book에 나와 있는 글처럼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대규모의 지진에 의해서도 구조물이 절대적으로 안전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