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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이 이전의 그의 작품들과 달리 영화적 특징을 강하게 나타내는 것은 바로 핀터가 시간이동을 우선하면서 그 책략에 따라 장면들을 편집했기 때문이다. 이 제약 없는 시간 이동에 의한 편집은 『배반』의 작품 구성을 단편적이며 비연대기적(nonchronological), 그리고 비선적(nonlinear)으로 만든다. 다시 말해 유기적으로 통일되며 공간이 연관되고 시간이 연대기적으로 연관된 그러한 에피소드들로 작품을 구성하지 않는다. “여러 개로 쪼개어져 있는 단편들로서 다시 새로운 규칙에 따라 조립된”“카메라맨의 영상”(벤야민 39)처럼 『배반』은 탈중심화 되고 파편화가 극대화되어 나타나면서 시간자체가 중요하게 부각되는 현대 영화의 특징을 보이게 된다. 에피소드마다 장소와 계절의 변화는 이러한 특징을 강화한다. 9개의 에피소드들 중 어떤 에피소드도 같은 장소, 같은 계절에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장면은 변화한다. 계절이 동일한 경우는 있지만 이러할 때도 장소에 변화를 준다. 이와 같은 장소와 때의 변화는 이 세계가 통일된 전체를 이루는 것이 아니고 파편 화되고 중심이 없음을 인지하게 한다.
시간 이동 책략에 의한 편집의 효과는 등장인물에게서도 감지된다. 엘린 다이아몬드(Elin Diamond)가 “등장인물들은 계절과 연도를 표시해놓은 표본들처럼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 . characters move mechanically, like specimens, tagged for our scrutiny by season and year 209)라고 언급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우리는 여러 개의 분리된 연기가 작품 전체의 관점에서 편집이 되어 화면 위에 나타나게 되는 영화배우들을 『배반』의 등장인물들이 닮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배반』은 더 이상 “등장인물이 드라마의 원인이며 주체인`(Man is at once its cause and its subject Bazin 183) 인간 중심의 드라마가 아니게 된다. 인간너머의 어떤 보이…(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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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법과 새로운 무대드라마의 가능성 - 해롤드 핀터의 『배반』을 중심으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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