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 도착하자 백화는 영달에게 자기 고향으로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하지만 영달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비상금을 모두 털어 백화에게 차표와 요깃거리를 사준다.
백화가 떠난 후 영달과 정氏는 삼포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던 중 삼포에도 공사판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달이는 일자리가 생겨 반가웠지만 정씨는 발걸음이 내키지 않는다. 마음의 정처(定處)를 잃어버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감상
이 작품은 부랑(浮浪) 노무자인 `영달`과 `정氏`가 눈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귀향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도중에 술집 작부 `백화`를 만나 떠돌이로 살아가는 처지를 밝히며 삶의 밑바닥에 깔린 슬픔의 근원을 확인하게 되고, 세 사람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야기의 끝에 이르러 그토록 그리던 `정氏`의 고향 삼포(森浦)가 개발 사업으로 인해 송두리째 사라진 사실을 통하여 부랑 노무자의 비애가 밀도 있게 그려진다.
`영달`은 부랑 노무자로 일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인물이고, `정氏`는 옥살이를 하면서 목공‧용접‧구두수선 등 여러 가지 기술을 배웠으나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고향 삼포(森浦)를 찾아간다. 우연히 만나 동행이 된 `영달`과 `정氏`가 술집에 들렀을 때, 주인은 `백화`란 작부를 찾아 주면 만 원을 주겠다고 제의한다. 그러나 이들은 눈길에서 만난 `백화`와 인간적인 교감을 나눈다. 그리고는 `백화`를 도와 여비를 나누어 차표와 빵을 사 준다. 감격한 `백화`는 자신의 본명을 알려 주고 그들 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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