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은 사랑의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통해 퍼져가면서 많은 사람들의 은밀한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과정을 소박하고 꾸밈없이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는 강한 욕망을 지니면서도 겉으로는 일상의 도덕적 윤리기준으로 돌아가는 내밀도 있는 이중적 감정처리로 작품의 문학적 향취를 느끼게 한다. 그대로 터뜨리거나 억지로 눌러버리는 것이 아닌 터뜨릴 듯 참고, 참는 듯 드러내는 맛은 쌍화점의 표현미 중의 하나이다. 은밀하게 남녀가 손을 잡은 이야기와 그 소문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반응, 그리고 점잖게 꾸짖음으로 욕망을 살짝 덮는 반어적 구성은 쌍화점의 극적 효과를 더해주는 장치와도 같다.
♠ ‘거츠니 업다’의 경우 북한과 남한 모두 거의 ‘답답한 곳 없다’, ‘지저분하고 거친 곳’ 등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본다. 즉, 북한과 남한은 쌍화점이란 노래가 문란한 성행위에 대한 비판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점을 좀더 확대시켜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의 노래로 보고 있다.
2. 고려가요 속의 계급적·사회적 지위의 차이
위에서 살펴본 고려가요들-<서경별곡>, <가시리>, <쌍화점>-의 남녀 주인공들에 대해서 북한은 사회 계급적 차이가 있다고 본다. 이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계급적, 사회적 지위에 차이가 있음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북한에서는 <서경별곡>, <가시리>, <쌍화점>, <동동>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은 대체로 보통 가정에서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하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들을 정상적으로 만날 수 없어 비애와 고독에 우는 기생, 궁녀, 첩, 버림을 받은 불행한 여성들로서 간주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