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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에 관하여 아는 것이 거의 없었지만, 수업을 통하여 한가지 호기심이 생긴 것이 있다면 일본인들에게 있어 신처럼 받들여지고 있는 천황의 존재였다. 도대체 천황이 일본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외국인의 입장인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또한 우리 나라에는 없는 새로운 것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여러번의 정치적인 권력의 이동이 있었음에도 천년이 넘는 세월을 혈통만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천황가는 어떻게 그 명맥을 유지하며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까? 흥미롭고도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이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발견했을 때, 선뜻 잡아들었던 이유이다.
이 책에서는 천황의 조상이 되는 신화이야기로부터 그 시작을 하고 있다. 일본의 신화가 좀 특이하다고 느낀 것은 한명의 신이 일본이란 국가를 창조해 낸 것이 아니라 남신과 여신의 성행위를 통하여 일본의 국토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작가는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신화를 비꼬아대고 있지만, 나는 일본의 건국신화라는 것은 무척이나 인간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천황가의 최고 신이라는 천조대신이 일본 땅의 소란을 잠재우기 위해 몇 명의 신들을 내려 보내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내려 보낸 3명의 신들이 줄줄이 천조대신을 배신하고, 일본땅을 평정해야 한다는 본연의 임무를 져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4번째 신에 가서야 겨우 일본 땅을 평정하게 된다. 거기에다가 천조대신의 손자인 니니기는 자신과 하룻밤을 보낸 여인이 아이를 갖자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맞는지 의심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건국 신화는 보는 국민이 자신의 나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 내용이 신성하고 거룩한 것이 보통인데, 일본신화의 경우에는 좀 뜻밖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모습은 신성하기 보다는 상당히 무책임하고, 의리없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처럼 그들은 신이라기 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어찌 되었든 이리하여 니니기와 여신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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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일본의 얼굴을 보았는가_2011810.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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