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끌어낸 추론에 관한 대부분의 심리적 연구는 화용적 추론(pragmatic inference)에 초점을 두고 있다. 화용적 추론은 글 정보를 상황이나 배경 지식과 관련짓는 추론을 말한다. 화용적 추론은 이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독해란 글 자체의 정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 자신의 배경지식에 기반하여 글 정보를 서로 연결시키고 적절한 정보를 채워가며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Harris와 Monaco(1978)에 따르면, 논리적 추론과 화용적 추론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Singer, 1990에서 재인용).
첫째, 논리적 추론은 100% 가능하며 밝힐 수 있는 몇 가지 규칙을 토대로 한다. 예를 들어 `선희는 정옥이보다 크고, 정옥이는 은주보다 크다.`는 문장이 함축하는 `선희는 정옥이보다 크다`는 이행적 추론으로서 항상 참이다.
둘째, 화용적 추론은 사람들의 공통된 지식에 기반하는 추론으로서 자주 개연성은 있지만 100% 분명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남편은 꽃병을 벽에 던졌다.`는 문장은 그 꽃병이 깨졌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가 100% 분명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화용적 추론이라 한다.
셋째 논리적 추론과 화용적 추론의 차이는 but-not 문장을 통해 구별해 볼 수 있다.
예문5] 남편은 꽃병을 벽에 던졌다. 그러나 꽃병은 깨지지 않았다.
예문6] 선희는 정옥이보다 크고, 정옥이는 은주보다 크다. 그러나 선희는 정옥이보다 크지 않다.
예문 5]는 의미가 성립되지만 예문 6]은 자기모순적이다. 그러므로 예문 6]은 논리적 추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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