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체제 18년: 발전과정에 대한 분석과 평가

그런데 1960년대말이 되면서 이런 외자의존 및 노동집약적 경공업제품 위주의 수출경제는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취약한 재무상태에서 차관과 정부의 특혜적 지원에 의존해 오던 기업들이 점차 원리금 상환압박을 받게된 데다가 세계경제의 불황과 달러위기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경공업제품에 대한 수입규제조치까지 취함으로써 수출에도 애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곧바로 GNP성장율 둔화(1969년 15%에서 1970년 7.9%로), 인플레이션의 만연, 기업의 도산 휴업 은행관리의 격증과 그로 인한 실업자의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적 곤란은 그 무렵부터 사회문제로 등장하기 시작한 노동 및 빈민문제와 중첩되면서 박체제를 더욱 곤경으로 몰고 갔는데, 그 정점은 1971년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결과였다. 대선에서 야당후보인 김대중은 43.6%라는 높은 득표율을 보였으며, 총선에서도 야당은 개헌저지선을 20석 상회하고 과반수에서 13석이 모자라는 89석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박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철회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