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위험수용성과 사회적 맥락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위험수용성과 사회적 맥락
1)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현대사회에서 기술은 국가 및 기업의 경쟁력 구가나 우리의 일상생활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하지만 기술이 우리에게 항상 편익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편익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때로는 위험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개인이나 집단이 기술수용의 문제를 접하게 될 때 기술이 가지는 편익과 비용을 계산하게 되고, 비용이 편익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판단될 경우 기술은 편익에도 불구하고 선택에 있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게다가 기술에 대한 수용성은 그것에 내재된 위험이 잠재적일수록 불수용될 가능성도 높아지며 기술 자체가 가지는 특성보다 사회적 맥락도 위험수용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 여기서 고찰하고자 하는 원전기술도 이러한 종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술은 왜 불수용되는가 기술 자체가 가지는 심각한 결함 때문인가
아니면 사회적 맥락이나 절차적 오류 등 또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가 그동안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기술의 수용성에는 기술 자체적 결함 외에 또 다른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요인들을 추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수용성은 조건적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어떤 기술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수용을 하거나 불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조건이 주어지느냐에 따라 똑같은 위험도 받아들이거나 거부한다. 예컨대, 어떤 기술이 아무리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주는 편익이 위험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생각되거나, 더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해 그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경우 사람들은 위험을 받아들인다. 반대로 아무리 사소한 위험일지라도 위험의 분배가 비형평적이라고 생각될 경우 위험을 절대로 수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위험에 대한 개인과 …(생략)
2) 기술수용성과 사회적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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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예: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와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사고, 나아가서 미국에서 발생한 챌린저호 폭발사고 등이 이러한 예에 속한다. 과연 이러한 참사의 원인이 시공상 기술적인 결함이나 관리운영상의 문제에만 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하는가. 좀 더 면밀히 접근해 보면 기술적인 요인 외에 정치적 경제적 행정적 문화적 요인들이 사고발생의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의 분야에서 많은 과학자들은 엄밀한 사실의 추구나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외부적 영향과 관련이 없는 사심 없는 객관적 학문으로 과학의 지위를 고수하려 하고 있다. 과연 그것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이상의 예를 통하여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 분야에 있어서의 혁신이 결코 기술외적인 요인과 무관할 수 없다. 기술을 포괄하고 있는 더 큰 개념인 과학 역시 순수의 영역에 존재할 수는 없다. 이것이 사회구성주의의 시각이다.
사회구성주의는 내적 접근법(internal approaches)과 외적 접근법(external approaches)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김동원, 1992). 내적 접근법은 쿤(Thomas S. Kuhn)과 같은 학자들에 의해 주로 주장되었는데, 이들은 과학의 발달이 어떻게 인류사회에서 하나의 제도화된 학문으로서 성장하였는지를 연구하며 과학을 지성사(intellectual history)의 일부분으로 간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반면 외적 접근법은 과학을 하나의 독립적인 분야로 보지 않고 과학의 성장과 발전에는 사회 문화적 요인이 밀접하게 작용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원자력과 같은 기술위험은 사회구성원의 가치관 문화 제도 등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집단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정의(social definition)이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과학 활동은 그 자체로서 지적 유희가 아니라 바로 사회적 산물로서 이데올로기나 사회적 필요성 등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