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1988)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가장 먼저 의문이 든 것은 제목의 의미였다. 나중에 따로 찾아보니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라는 말은 러시아 속담이며 모스크바에서 눈물은 잠깐, 꿋꿋이 떨쳐내고 일어서면 결국 희망이 넘쳐흐른다는 뜻이란다.
뜻을 알고 나니 영화 제목으로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 주인공은 상류층 여성인 척 하면서 만나게 된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 남자와 미래를 약속하였지만 남자는 여자가 상류층 여성이 아님을 알고 떠나게 된다.
여자 주인공은 임신을 한 상태였는데도 헤어지게 되고 결국은 미혼모로 지내다가 후에 공장장으로 우뚝 서게 된다. 이 여자 주인공은 외롭게 살며 불륜도 저지르면서 지내지만 남자 주인공인 고샤를 만나 결국은 행복하게 된다.
이러한 영화 줄거리 상으로 볼 때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는 제목은 이 여성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제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앞으로 고샤와 함께할 시간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고, 비록 과거에는 힘든 시간을 지내왔지만 앞으로는 행복 할 테니 말이다.
영화 장면 중에 여자 주인공이 유부남과 사랑을 나누고 혼자 엘리베이터에 타는 장면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장면에서 여자 주인공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 받은 상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를 통해 치유하려는 모습이 보여 같은 여성으로써 안타까웠다.
예전에 헤어진 남자가 유명해진 여자 주인공을 촬영하러 와서 다시 이 둘은 만나게 된다. 이때는 그 전과 상황이 달라진다. 사회적으로 당당한 위치에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여성과 그에 비해 초라한 모습인 남자. 혼자서 아이까지 키우며 높은 위치까지 올라온 여자 주인공을 보며 우리나라의 어머니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강인한 여성이랄까
또한 나이가 든 후에도 이 여성이 고샤를…(생략)
|
실패한 카샤, 상류층의 남자를 만나 신데렐라는 꿈꾸는 여성의 모습을 보이며 물질적인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류다, 가장 평범한 삶을 살며 소시민적인 모습을 보이는 또냐. 그래서인지 또냐가 가장 보편적인 행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어쩌면 가장 행복한 여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남녀 주인공이 서로 헤어졌다가 8일 만에 만난다.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여자는 연락 두절이 된 남자를 능동적으로 찾으려 하지 않고 집에서 울기만하며 친구들의 위로를 받는다. 결국 남자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것은 친구의 남편. 이 부분에서 나는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능력 있는 여성이며 정말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여주인공은 눈물만 흘리며 남자를 기다리는 일 밖에 하지 못하다니. 역시 사회적으로만 당당하고 멋진 여성이지 내면은 상처받고 여린 여성인 것인가. 능동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나섰으면 자신의 사랑을 상대방에게 더욱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영화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그들의 환경, 배경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진실하게 잘 표현된 것 같으며 각각 다른 성격을 가진 세 명의 여성을 통해 사랑, 우정, 슬픔 등을 러시아 사회 배경의 변화와 함께 그려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나에게 사랑과 인생, 여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며, 특히 남성의 태도에 의해 여성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