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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박민규
(주)문학사상
초판 1쇄 2xxx년 1월
초판 19쇄 2xxx년 3월
2xxx 제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딜도 : 남성 성기를 본뜬 여성용 자위기구
딜도가 뭔지 몰랐지만, 각주를 보고 확 땡겼다. 크크..역시 난 D급이다.
미도자동차 판매원인 주인공 그는 졸라게 돼지다. 미국의 영화배우 존 굿맨과 닮았다고 한다. 근데, 영업을 잘 못해서 맨날 지지리 궁상이다. 그런데다가 날씨는 졸라게 덥다. 차는 벌써 10달째 못 팔고, 계약직으로 전락했다. 그래도 명함엔 부장이라는 직함과 활짝 밝게 웃고 있는 그의 사진이 들어있다.
그래도 한 때는 잘나가는 영업사원이었다. 미도자동차 사보 1993년 12월호 이달의 세일즈맨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그의 나이는 벌써 50줄. 아들은 대학에 들어갔고, 늦둥이 둘째는 이제 중학교에 올라간다. 지갑은 비어있고, 누굴 만나서 점심도 해결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집으로 향했다.
밥줘
아직까지 뭐했어요. 밥도 못 먹고.
이 소리에 삥 돌아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런데 아내의 서랍에서 딜도가 나왔다. 아내를 즐겁게 해주었어야 하는데 몇 년째 그대로 방치해둔 것이 화근이었을까. 좆같은 세상이다.
그날 그는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아들녀석을 우연히 만나 아들녀석에서 몇 만원을 꿔서 찜질방으로 갔다. 그곳에서 예전에 같이 일했던 김상호를 만났다. 김상호의 인생도 변반 다르지 않게 좆같다. 김상호는 화성에 가라고 조언해주었다.
다음날, 주인공은 자동차를 끌고 화성으로 향했다. 수성, 목성, 지구, 금성 중 화성을 말이다. 화성에서 거대한 부잣집 문어 사모님을 만나 그녀를 자동차로 즐겁게 해준다. 그 덕에 3건의 계약을 채결했다. 짜릿하다.
에밀레 소리가 울리는 사이사이 나는 또 사이드미러를 접었다 폈다 질벽을 깐죽이는 재간을 부려주었다. p79
재밌다.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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