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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렁덩덩 신선비 스토리텔링 )
2xxx서사문학비평 스토리 텔링
<구렁덩덩 신선비>
어느 할머니가 자식을 원하여 아이를 낳았는데 커다란 뱀이었다. 이웃집 세 딸들이 아이를 보러 왔다가 두 언니는 뱀아들을 보자 기겁을 하고 물러섰으나, 셋째딸만은 뱀아들에게 호감을 보였다. 이윽고 뱀아들이 자라서 어머니에게 이웃집 딸과 혼인시켜 달라고 졸랐다. 이에 어머니가 나서서 청혼하자, 두 언니는 거절했고 셋째 딸은 선뜻 결혼하겠다고 나섰다. 첫날밤에 뱀신랑은 허물을 벗고 잘생긴 남자로 변신했는데, 이때부터 낮에는 뱀으로 지내고 밤에는 사람으로 지내다가 얼마 후 완전히 뱀허물을 벗고 사람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뱀신랑은 셋째 딸에게 자신의 뱀허물을 주면서 절대로 남에게 보이면 안 된다고 당부하고는 과거를 보러 떠났다. 그런데 셋째 딸의 부주의로 질투심 많은 두 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언니들은 동생 몰래 뱀허물을 찾아내 불에 태워버렸다. 뱀신랑은 자신의 허물이 타는 냄새를 맡고는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안됐지만 따님께서 언제 깨어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자살을 시도할 만큼 강한 쇼크 때문이거나 삶의 의지를 잃어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희로썬 최선을 다하겠지만…….”
달님이의 부모님은 의사의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랐다. 어느덧 갑자기 들려온 딸의 자살미수 소식. 그리곤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는 의사의 선고. 너무나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일까. 그들의 얼굴에 어떠한 표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딸의 얼굴만을 바라보며 딸의 손을 어루만질 뿐이었다.
달님이는 지금 이상한 넓은 들판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매우 아름다운 들판이었지만 어딘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꽤 오랜 시간을 걸었을 거라 생각하였지만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에 현기증마저 일…(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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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그녀가, 평소 학업보다는 다른 곳에 관심이 많았던 소위 엇나가고 있었던 그녀가 학교에서 가장 반듯하고 모범적인 학생이라 일컬어지는 아이에게 강간당했을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치 못하였다. 오히려 그녀의 언행을 모함이라며 모두들 그녀를 무시하고 따돌렸다. 부모에게 말도 못하고 결국 자살이란 극단을 선택한 그녀를 뭐라고 나무라야 할까.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달님이의 어머니는 생각했다. 얼마나 걸릴 진 모르지만,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녀가 깨어날걸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가끔 미간을 찡그리는 달님이의 표정이 달님이의 어머니의 결심을 더욱 굳건히 해 주었다.
달님이는 아직 할머니와 함께 걷고 있었다. 이제는 달님이가 할머니를 엎고 있었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초원은 어느순간 사라져버렸고 달님이는 을씨년스러운 성앞에 서 있었다. “정말 고맙네. 답례로 선물을 하고 싶은데. 이 성안에 꿈의 왕께서 잠자고 있네. 그분은 지금 점점 사라져가는 믿음과 꿈때문에 쇠약해지셨어. 만약 너의 그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의 꿈을 그분께 드릴 수 있다면 그분은 비록 순간일지라도 힘을 얻으실 게야. 그리곤 그분께서 너에게 크나큰 선물을 하사하겠지. 고맙네 아가씨.”
이 말을 마치자마자 할머니는 성 입구의 조각상으로 화하였다. 당황스러웠지만 여긴 두려워 할 것은 없었다. 달님이는 성안으로 들어갔다. 꿈의 왕이란 자를 만나보고 싶었다. 그가 진짜로 존재한다면 달님이는 그에게 자신을 이곳의 영원한 주민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상처주지 않는 이 꿈의 세계에 머물고 싶었다.
성 중심에는 구렁덩덩 신선비가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는 달님이가 다가감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달님이가 자신의 꿈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막막해 하고 있을 때, 구렁덩덩 신선비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곤 달님이에게 비록 일시적이지만 자네의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