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화에 관한 틸리의 모델
1. 국가 사회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사회운동이 발생하는 과정
틸리의 모델은 국가-사회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사회운동이 발생하는 과정을 매우 일반론적 차원에서 요약해 준다. 따라서 이 모델을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 첫째, 틸리는 동원모델에서 사회운동이 발생하는 계기를 어떤 이익이나 불이익을 공유한 사람들간에 공동의 정체가 형성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으나, 정치적 사회운동의 경우 이 요소 외에 정치체제의 정당성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정당성이란 기존하는 정치체제가 지배의 제도로서 가장 적절한 제도라는 믿음을 의미하는데 만약 현존의 권위주의 체제에 대해 국민들이 이런 믿음을 갖지 않을 때는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엄청난 국민적 저항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물론 권위주의 정권은 자신의 생래적 ‘정당성 결핍’을 보전하기 위해 정치적 안정과 경제성장 등의 업적을 내세워 ‘도구적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할 수 있다. 그러나, 도구적 정당성은 권위주의 정권의 안정성을 부분적으로 강화시켜 주는 것 이외에 결코 ‘진정한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할 수는 없다. 벤딕스에 따르면 인류의 근? 현대사는 소수에 의한 지배체제를 무너뜨리고 다수 민중의 정치참여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오늘날 민주주의 아닌 다른 어떤 것에 의한 지배의 정당화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벤딕스의 지적은 1) 오늘날 정치적 지배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민주주의밖에 없고, 2)따라서 도구적 정당화는 명백한 한계를 지닌다는 것을 분명히 해준다. 그러므로, 틸리의 모델은 권위주의 체제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평가가 정치적 사회운동을 촉발하는 동원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는 점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2. 도전세력 전체의 내부구성
틸리는 도전세력간의 연합의 가능성, 연합이 이루어졌을 경우 도전능력의…(생략)
3. 집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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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세력의 전략에 대한 지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저항세력이 만약 권위주의 정권의 아킬레스 건에 대한 공격, 즉 군부에 대한 직접적 공격, 국민국가의 영토적 온전성에 대한 공격,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인 사유재산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면 민주화운동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그 까닭은 이러한 전략은 권위주의 정권의 존립 그 자체에 대한 공격이 되고 이 공격은 자본가계급과 중간계급의 민주화운동으로부터의 급속한 이탈은 물론 이들 계급과 권위주의 정권간의 동맹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틸리의 모델은 그 자체 국가-사회의 상호작용과 사회운동의 발생 및 전개를 분석하는 데 유용한 모델이지만, 동원과정의 기초로서 정당성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며, 사회운동권의 전체 크기와 내부구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고, 또한 이운동권에 의해 채택된 전략이 민주화에 어떤 작용을 하는 가도 고려하지 않은 중요한 약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방향을 분석모델의 확장이 이루어져야만 더욱 설명력이 높은 모델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회운동의 진행경과와 사회운동의 규모와 강도, 운동권의 내부구성, 운동권과 정권사이의 전략적 상호작용, 민주화의 최종적 결정요인 등의 면에서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