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학]작은 巨人, 행동하는 실학자 農薰 金成勳교수의 삶과 발자취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인생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데 삶의 묘미(妙味)가 있고 생(生)의 신비(神秘)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 태어날 때부터 고난의 행군
태어날 때부터 나에게도 다른 보통사람들처럼 고난(苦難)의 행군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939년, 연 이태째 백년에 한번쯤 있을까 말까한 대가뭄으로 3남 지방의 하늘과 땅이 온통 녹아 내리던 여름날(음력 5월10일) 대낮에 전남 무안군 이로면 산정리(현 목포시)에서 대대로 농사짓고 살던 光山 김씨 집안의 둘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논밭은 쩍쩍 갈라지고 산천초목은 죄다 타버릴 것 같은 하늘마저 무심하게 보이는 한 여름날이었다고 합니다.
光山 金씨 종가집 맏며느리이셨던 어머니는 만삭의 불편함을 돌볼 새도 없이 대파(代播) 놓은 조밭에 나가 김을 매다가 갑자기 엄습해온 산고(産苦)를 이기지 못해 재너머의 집을 놔두고 그만 언덕아래 외딴집 외양간 방에서 몸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이랫만에 어머니는 핏덩이나 다름없던 나를 안고서 목포에서 서울, 평양, 신의주를 거쳐 만주 봉천(滿洲 奉天, 지금의 중국 요녕성 瀋陽)까지 사흘 낮밤의 기차여행을 감행하였습니다. 협동조합운동을 한 죄목으로 광주형무소에서 4년간 미결수(未決囚)로 복역끝에 만주로 가 계시던 아버지께서 오래전부터 가족을 부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생(死生) 불문, 내가 태어나기만 기다리다가 서둘러 액소더스 길에 나선 것입니다. 갓난 나를 포함해 어린 자식 넷(두 누나와 형, 그리고 나)을 이끌고 만주 땅에 무사히 도착한 것은 차라리 기적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얼마나 어머님께서 괴로움을 당했을지 차마 모르는 편이 더 나을 듯 싶습니다.
아버님께서는 백일(百日)까지 둘째 아들이 건재(健在)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그래서 내 생일이 양력으로는 9월20일, 그 바람에 중앙대학교 교수직을 6개월 더 하게 되어 이제(2005년 2월28일) 정년 퇴임합니다. 나에게는 고향이 두개가 생긴 셈이지요. 갯가 포구인 목포시(구 무안군) 산정리와 만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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