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의 비노조 사업장 노사관계의 전개와 그 함의 >1)
한림대 교수
사회학
Ⅰ. 문제의 제기
전후 미국 노조의 장기적이고 대규모적인 조직률 하락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노사관계에서 가장 큰 사건의 하나일 것이다. 미국 노조의 조직률은 1950년대 중반 비농업 분야 종사자의 약 35% 수준에서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서 1991년 무렵에는 17.0% 수준으로 격감하였다. 미국 노조의 조직률 하락은 단순히 신규 노동력에 대한 조직화 실패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노조의 조직률이 높았던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비노조 사업장들의 증가 경향과 그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 것이다(Kochan, Katz, and McKersie, 1994: 48-51; 윤진호, 1992). 비노조 사업장들이 증가하는 것과 더불어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노조 사업장들과 비노조 사업장들이 양립하거나, 후자가 더 지배적인 경향을 보이게 된다. 비노조 회사들이 계속 증가하고, 이들 사업장들이 노조 사업장들과 경쟁관계에 섬에 따라 비노조 기업들이 도입하거나 실시하고 있는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경영 전략은 미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 글은 미국의 작업현장에서 증가해 온 비노조 사업장 노사관계의 성격과 경로, 그리고 비노조 기업들이 실행해 온 전략의 내용과, 이것이 작업 현장 노사관계의 기본 토대와 노조의 조직 기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 왔는가를 고찰해 볼 것이다. 크게 보아 미국의 비노조 사업장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그 첫째는 대량생산과 가격경쟁에 의존하면서 전통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려는 기업들로, 이들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비용 의존형 경로’(cost-dependant path)를 추구하고 있으며, 비노조 체제 하에서 전통적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비노조 경영을 추구하면서 혁신적 고능률 작업조직 모델의 다양한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비노조 체제에 기초한 ‘…(생략)
Ⅱ. 이론적 설명: 전략적 선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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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 제약조건 속에서 취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이 글은 구조 및 환경적 조건과 전략적 선택을 결합시킨 설명 방식, 즉 전략적 선택론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전략적 선택론의 관점에서 노조의 성장과 쇠퇴, 혹은 노사관계 제도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경영 전략들, 작업현장 혁신들, 이와 연관된 구조적 조건들, 그 중에서 특히 노사관계의 핵심 이해당사자들의 전략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전략적 선택론의 관점과 대별되는 구조적 설명에서는 시장, 산업구조, 직업구조 등과 같은 환경적, 혹은 제도적 요인들을 중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은 결국 행위자들이 설정하고 있는 전략적 가치와 이 전략적 가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체화되는 전략을 통해서만 기능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노사관계 전략의 기능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노사관계에 대한 경영 전략의 기능을 ‘렌즈’의 비유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조직을 둘러싼 환경적 압력이나 기회들, 객관적 조건들은 이 ‘경영 전략’이라는 렌즈를 통과함으로써 변화에 대한 ‘조직의 대응’을 산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직의 행위자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이념과 가치관에 의거하여 다양한 선택지들을 조합하면서 일정한 전략을 만들어내게 되고, 이러한 전략들 속에는 환경적 요인들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비노조 조직 이론의 핵심적 내용 속에는 반노조적 가치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비노조 작업장 모델은 미국의 경영자들,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경영 관리자들에 의해 수십년 동안 다듬어져 온 경영 전략과 가치의 구체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전략적 선택론의 입장을 미국의 노사관게에 대한 분석에 끌어들인 대표적인 논자는 코칸 (Kochan) 등이다(Kochn, Katz, and McKersie, 1994). 이들은 외부적인 압력들과 조직의 핵심 의사결정자들의